테솔로, 관절 모듈화로 그리퍼부터 휴머노이드 핸드까지 확장
- 사람 손을 대신하는 다관절 로봇핸드, 연구 장비에서 양산라인으로

그리퍼 및 로봇핸드 전문기업 테솔로가 다관절 로봇핸드의 양산라인 적용 레퍼런스 확보에 나서고 있다. 물류창고와 조립라인을 잇는 원키트(One-kit) 공정에서 실증을 마치고 양산 공정 투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립·패킹 등 파지 이후의 조작이 필요한 공정은 고객사와 POC 형태로 기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테솔로는 2019년 설립된 로봇 엔드이펙터 전문기업이다. 다관절 로봇 그리퍼와 휴머노이드 로봇핸드를 개발·제조하며, 다관절 구동 메커니즘과 모듈형 액추에이터, 제어 회로, 펌웨어, 조작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현재 1지부터 5지까지 손가락 수와 자유도가 다른 델토 그리퍼(Delto Gripper)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조 자동화뿐 아니라 물류·연구개발·AI 학습·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회로·제어 기술에서 출발해 제조기업으로 전환한 7년
테솔로의 출발점은 로봇 구동을 위한 전장부와 제어 기술이었다. 창업 초기 연구개발은 회로 설계와 제어 알고리즘에 집중됐고, 축적된 기술을 제품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로봇 엔드이펙터로 방향을 잡았다.
2022년 다관절 그리퍼를 본격적으로 제품화하면서 회사의 정체성이 크게 바뀌었다. 현재 연구소는 하드웨어 설계팀, 회로 설계팀, AI·솔루션팀으로 구성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로봇핸드가 하드웨어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러한 조직 구성의 배경이다. 저자유도 그리퍼는 개폐 동작만 수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제어 기술이 크게 요구되지 않지만, 관절 수가 늘어나면 제어 방식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한다.
류 CTO는 “20개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핸드를 개발해 놓고 제어는 고객이 직접 개발해서 쓰라고 하면 아무도 구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로 설계 단계에서 어느 정도로 정밀한 제어가 가능한지, 어느 수준의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는 것이 류 CTO의 설명이다.
구동 방식에 따라 나뉘는 로봇핸드 시장 구도
로봇핸드는 구동력을 관절까지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케이블로 당기는 텐던 드리븐, 링크와 기어를 조합해 전달하는 링키지 드리븐, 관절마다 모터와 감속기를 내장하는 다이렉트 드리븐이다.
앞의 두 방식은 액추에이터를 손바닥이나 팔 쪽에 배치하고 매개체로 힘을 전달하는 구조이며, 다이렉트 드리븐은 관절 자체에 구동부가 들어가는 방식이다. 류 CTO는 시장 비중을 케이블 구동 방식이 약 70%, 링키지 방식이 약 15%, 다이렉트 드리븐이 약 15% 수준으로 추정했다. 테솔로는 다이렉트 드리븐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각 방식은 고도화 방향이 서로 다르다. 케이블 방식은 케이블 내구성과 유지보수성, 늘어나지 않는 재질 확보가 과제이며, 다이렉트 드리븐은 관절에 집약된 구동부의 소형화와 발열 억제가 과제다.
류 CTO는 “세 가지 방식은 장단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수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설계자가 어떤 성능에 집중하는지, 어떤 시장에 적용하려 하는지에 따라 선택이 갈린다”고 설명했다.
다이렉트 드리븐 구조의 장점은 관절별 독립 제어와 정밀한 상태 피드백에 있다. 텐던이나 링크와 같은 매개체를 통해 구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은 구조적 특성에 따라 한 관절의 움직임이 다른 관절에 영향을 주는 모션 커플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구동기와 관절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달계의 변형이나 유격 등으로 인해 반복 정밀도 오차가 누적될 수 있다.
반면, 다이렉트 드리븐 방식은 각 관절에 구동부가 직접 배치돼 전달계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관절 단위의 독립적인 제어와 정확한 상태 피드백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류 CTO는 “각 관절이 각각의 모터로 제어되기 때문에 독립적인 구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외력에 대한 피드백도 관절 단위에서 즉시 이뤄진다. 테솔로가 촉각센서를 기본 사양이 아닌 옵션으로 두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테솔로의 핸드는 관절마다 전류 피드백을 받아 이를 힘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제어되고 있으며, 현재 자동화 공정에 투입되는 제품은 대부분 별도 센서 없이 운용된다.
관절 모듈화를 기준으로 구성한 1지부터 5지까지의 제품군
테솔로의 설계 원칙은 품질·양산성·확장성·유지보수성이다. 이를 제품에 반영한 구조가 관절 모듈화다. 각 관절을 표준화된 독립 모듈로 설계하면 제품별로 공통 부품을 활용할 수 있고, 특정 관절에 문제가 발생해도 로봇핸드 전체를 분해하지 않고 해당 모듈만 교체할 수 있다.
류 CTO는 “모듈의 성능을 균등하게 생산할 수 있는 실력이 있으면 모든 관절이 동일 모듈이기 때문에 품질이 유지된다”며, “모듈을 대량 생산할수록 단가가 절감되고 생산 캐파도 확보된다”고 했다.
제품군은 손가락 수와 자유도, 설치 환경에 따라 구분된다. ‘DG-5F-M’은 성인 남성 손 크기와 유사한 20자유도 로봇핸드로, 손가락당 4자유도를 갖추며 제품 무게는 1,763g이다. 핀칭 파지 중량은 정격 2.5kg·최대 5kg, 인벨롭 파지 중량은 정격 10kg·최대 20kg다.
‘DG-5F-S’는 동일한 20자유도 구조에 1kg 미만의 경량 설계를 적용한 모델로 제품 무게는 880g이며, 제어 주기는 500Hz다.
‘DG-4F’는 18자유도로 왼손·오른손·그리퍼 기능을 모두 구현하는 모델이고, ‘DG-3F-M’은 12자유도 3지 구조로 산업 환경에 최적화된 모듈형 설계를 적용했다. ‘DG-2F’는 6자유도, ‘DG-1F’는 석션 패드에 3자유도를 부가한 진공 그리퍼다.
사양 설정의 기준은 사람의 수작업이다. 산업군과 공정에 따라 요구사양이 다양하기 때문에 테솔로는 사람의 손 크기, 5kg 내외의 실사용 하중, 장시간 운용을 고려한 내구성을 설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류 CTO는 “사람도 5kg을 24시간 계속 들 수는 없다”며, “고하중을 요구하는 문의도 들어오지만 별도 개발이 필요해 현재는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가전 중심의 국내 수요와 AI·휴머노이드 중심의 해외 수요
국내에서는 제조업이 가장 먼저 반응하고 있다. 자동차·가전제품·반도체 분야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자동차 산업이 가장 적극적이다.
투입되는 공정은 형상이 서로 다른 다수의 물체를 하나의 엔드이펙터로 처리하는 작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립라인에 공급할 부품을 미리 조합하는 원키트(One-kit) 공정이다.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하는 데 필요한 부품 종류가 워낙 많아 박스별로 필요한 수량을 꺼내 조합하는 작업은 대부분 사람이 담당해 왔다. 빈피킹과 피스피킹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류 CTO는 다관절 구조의 성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영역은 파지 이후라고 설명했다. 손 안에서 물체의 자세를 바꾸는 인핸드 매니퓰레이션이 가능해야 커넥터 체결이나 패킹 작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해당 영역은 아직 PoC 단계로, 기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F&B와 서비스 산업도 수요는 있으나 진입 순서에서는 뒤에 있다. 위생 관련 규제와 방수·방진 인증, 유증기 대응 등 추가로 확보해야 할 요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의 구성은 국내와 다르다. 지난해 해외 매출이 국내를 앞섰고, 매출은 대부분 5지 제품에서 발생했다. 구매층은 AI 기업과 휴머노이드 기업이다. 20개국 이상에 공급됐으며 미국·유럽·일본·중국·인도·중동 등이 포함된다.
5지 구조를 요구하는 이유는 학습 데이터에 있다. 류 CTO는 “사람의 움직임에서 얻은 데이터를 그대로 적용하려면 다섯 손가락을 가진 핸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능과 가격 측면에서는 3지 제품이 효율적이지만, 사람에게서 취득한 데이터를 3지 구조로 옮기려면 매핑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와 해외의 협업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국내 휴머노이드 기업은 핸드까지 내재화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해외 기업은 분업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류 CTO는 “해외는 초반부터 서로 잘하는 영역을 나눠 협업하자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에서도 매니퓰레이터는 직접 개발하되 핸드는 외부 제품을 채택하려는 기업이 최근 등장하고 있다.
경쟁 구도에서 류 CTO가 주목하는 지역은 중국이다. 2025년 피지컬AI가 부상하면서 휴머노이드 시장이 확대됐고, 끝단의 손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다수의 핸드 제품이 출시됐다. 테솔로처럼 다이렉트 드리븐 방식을 채택한 업체도 늘었다.
류 CTO는 미국과 중국의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해 온 반면 중국은 하드웨어 성능에 무게를 뒀고, 내수 시장에서 확보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쪽에서 발생했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 적용 사례 확보를 향한 다음 단계
테솔로가 설정한 다음 목표는 양산라인 레퍼런스다. 다관절 로봇핸드는 연구개발과 실증 단계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양산라인의 핵심 공정에 대규모로 적용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조립, 패킹, 비정형 부품 핸들링 등 수작업 의존도가 높은 공정을 중심으로 실증 사례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후 반복 운용을 통해 내구성, 작업 성공률, 생산성, 유지보수성을 검증하고 양산라인 적용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하나의 공정에서 안정화가 확인되면 유사 공정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테솔로가 레퍼런스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다.
기술 측면에서 류 CTO는 향후 1~2년을 조작 알고리즘이 빠르게 고도화되는 시기로 봤다. 그는 “앞으로는 시각과 촉각 정보를 함께 활용해 물체의 상태를 인식하고 파지한 물체의 자세를 변경하거나 정밀 조립을 수행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방학습과 강화학습, 원격조작 데이터 학습이 발전하면서 로봇핸드가 새로운 작업을 습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류 CTO는 로봇핸드가 독립 부품보다는 휴머노이드의 팔과 인지·판단·행동 시스템에 통합된 범용 조작 솔루션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테솔로는 다양한 휴머노이드 플랫폼과 연동 가능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조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개발자가 자체 로봇 플랫폼과 연구 환경에 맞춰 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SDK와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류 CTO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다관절 로봇핸드의 양산 적용 사례를 테솔로가 직접 만들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 인더스트리뉴스(https://www.industrynews.co.kr)